architecture of mushroom-exhibition


architecture of mushroom 버섯의 건축 비아아트 대동호텔 아트센터 viaart art center

버섯의 건축

-시간을 축으로 미시의 세계가 축조해낸 거시의 세계(미시-시간-거시) 미시를 면밀히 잘 포착하는 작가의 눈은 얼마나 아름답고 소중한가. 관객은 그러한 눈이 담긴 작품을 겪는 것만으로 작가가 특정 대상을 가까이서 들여다보아온 것들을 따라가며 작가가 보고 싶은 것은 무엇인지, 최대한 큰 것을 담고자 하는 것인지, 아주 작은 부분 혹은 정수를 담은 것인지, 아니면 그것이 왜곡이라 할지라도 작가만의 선택된 영역을 통해 나의 서툴고 해어진 눈이 어떠한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지 기대하고 가늠해보는 즐거움을 얻는다. 박선민 작가의 많은 작품들이 일관적으로 보여주는 것은, 작은 것들 하나하나가 모이고 떠받쳐 만들어낸 미시의 것들이 시간이라는 (지난하지만 굳건하게 서 있는) 축을 거치며 그들 안에서도 다시 서로의 손을 맞잡고 어깨를 맞대며 다양한 변주로 시행착오를 거치며 어떤 커다란 세계를 축조한다는 점이다. 시간은 복잡함과 다양성이 폭발하는 오늘날 그 모든 것에 질서를 부여하고 기준이 되어 통용 가능한 대표적인 절대적 수치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실제 ‘우리’는 모두가 같은 시간을 살고 있을까? 바로 가깝게 강아지나 고양이의1년은 사람의7년과 같다고 하며, 좀 멀리 거슬러 가보면 고대 그리스인은 시간을 오늘날과 같은 일정 속도와 방향으로 흐르는 크로노스( χρόνος)와, 주관적인 의미의 카이로스(καιρός, 기회, 영원한 현재)로 나누는 지혜를 지닌 바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하나의 거시가 만들어지기까지 선적인 크로노스 속 수많은 카이로스의 순간(점)을 유추해볼 수 있고, 그 동떨어져 있지만 어느 하나의 선 위에 있는 이들을 박선민 작가는 자신만의 눈으로 하나하나 잇는 실험들을 끝없이 들추고 반복해 해독해 나아간다. 해독은 선 위의 점들을 이리저리 조합해보고 소환해서 의미를 새겼다가 지워내고, 렌즈의 초점을 이리저리 바꾸어보거나, 초점과 거리를 맞추는 속도에 변화가 있기에 가능하다. 돌이켜보아서 선적이든 점적이든 짧지 않았을 작가만의 시간(=박선민이라는 작가의 삶)[khlee1] 이 없었다면 작은 것이 모여 큰 것을 만들지도 못했을 것이며, 여러 변인을 서로 비교 대조하며 다양한 해석이나 해법을 펼쳐놓는 것도 불가능했을 것이다. 그렇게 하나하나 쌓여간 것은 자연계에서는 버섯이 대표하는 삶과 죽음의 공존으로, 자연과 대치되는 인간계의 도시에서는 건축과 폐허로 자취를 남긴다. 그런 가운데 그 사이의 인간은 오직 이곳저곳을 넘나들며 관찰하고 저마다의 해독을 유희하는 매우 축복받은 생명체임이 분명하다. 그 과정은 지독하게 치열하지만. 그리고 그 지독한 과정의 많은 부분을 작가의 눈에 기대고 있지만.

이경희(기획자/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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